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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긴밤-루리 # 그 긴 긴 밤을 우리는 어떻게 지새울까
    에블린's daily/나의 작은 도서관 2025. 2. 25. 00:53

    노든 윔보 치쿠의 이야기의 첫 시작은 한 코끼리 고아원에서 시작됐다. 처음부터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들이 나오고 일러스트에 보이는 코뿔소 노든의 모습에 오 이거 좀 신기한 소설이겠다 싶었다. 노든 윔보 치쿠의 이야기의 첫 시작에서의 노든은 인간으로 치면 이제 갓 사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나 청년쯤 된다. 주변 어른들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한 작은 존재로 안정감을 즐기지만 결국 세상의 모험을 시작한다.

    여기 등장동물 치쿠가 있다. 나는 치쿠의 성격이 가장 맘에 들었다. 사랑이 많고 다정한 펭귄. 투덜거리지만 사실 애정이 가득한 펭귄이다. 치쿠는 원하는 바가 분명한 펭귄이었다. 좋아하는 펭귄이 있었고, 그와 아빠가 되기로 결심한다. 윔보와 서로 격려하며 그렇게 살아가다 그를 떠나보내지만 자신의 알을 지켜내겠다는 분명한 목적의식과 사랑이 있었다. 자신의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잃지 않은 책임감과 인내가 펭귄이 맞나? 싶을만큼 정말 멋졌다. 감동적이면서도 가장 대단한 긴긴밤 속 등장동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쿨하면서도 다정한 그가 단연코 최고였다 !

    아기펭귄은 바다를 향했고 마침내 바다에 닿았다. 여기서 인상깊었던 것은 아기펭귄은 스스로 외로운 길을 갈 것을 알았음에도 그동안의 받은 사랑과 가르침으로 자신의 운명을 무서워만 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긴긴밤은 결국 한 삶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이지 않았나 싶다. 그 밤은 칠흑같이 어둡지만은 않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랑과 만남이 있었고 슬픔속에 한없이 잠겨들어가도 노든과 우정을 나누는 동물들이 항상 주변에 존재했다. 노든이 코끼리 고아원을 나와 모험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은 노든이 이 긴긴밤을 다 받아들인다는 얘기같았다. 어쩐지 어느날 치쿠에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말하려다 말문이 막혔을 때 한 없이 외로웠던 그간의 아픔에 목이메인 것은 아니었을까? (노든이 정확히 어떤 마음이었을지 계속 상상하면서 몇번씩 다시 읽어보았다.)

    나의 긴긴밤은 27살 즈음이었다. 혼자 힘으로 무엇인가 해내기로 한 해였다. 내가 홀로 무언가 해보겠다고 혼자 살기로 했던 날부터 참 많은 우당탕탕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지금은 긴긴밤 끄트머리에 있지 않을까?

    아기펭귄은 MZ같았고 당돌했다. 노든은 이제 누군가를 보호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큰 나무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들은 각자 성장해서 긴긴밤의 끝에 바다와 초원을 발견하였다. 이 이야기의 슬픈 내용은 조금 덜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곳에 닿았다는 것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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