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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에블린's daily/나의 작은 도서관 2024. 10. 6. 21:09
책을 읽은 초반에는 인생은 고달프고 고통이고 힘들다, 죽음이 더 편안한 길이다 라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많아서 내게 남은 긍정적인 마음을 다 빼앗아가는 줄 알았다. 근데 더 읽어보니 이 할아버지 생각보다 속이 깊고 애정이 많은 사람이다. 특정인에게 조언을 해주는게 아니라 철학자로서 살아있는 모든 이에게 해줄 말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책 속의 쇼펜하우어는 철학자로서 현대인의 덕목과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나아가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들을 열심히 알려준다. 인간이 살아오면서 사라지고 잊혀진 잊지말아야 할 인생 교훈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고통스러운 삶을 어떻게 가치있는 살아야 하는지를 노래하듯 말해주고 있었다. 노래한다고 말한 이유는 책이 한국어로 번역됐지만 굉장히 시적이고 감성적인 문장들이 많았다.
인상적인 부분은 내가 캡쳐한 부분을 보면서 아래 적어보았다. 감상평에 서서히 녹여내기엔 너무 늦게 읽었다..
- 인간의 불행 중 상당수는 혼자 있을 수 없어서 생기는 일이다. 그 사람이 매우 비사교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면 그는 위대한 특성을 지닌 뛰어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고독함으로 자기자신과 함께할 시간을 얻고 둘째로는 타인과 함께하지 않을 자유를 얻는다. 사교성은 도덕적으로 떨어지고 지적으로 우둔하거나 불합리한 사람과 접촉하게 만드는 성격이다.
- 인간은 정직해져야한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져야한다.
- 그동안 나는 선과 악을 구별하는 데 너무 오래 매달렸다. 나는 그것이 악임을 알면서도 행했고, 그것이 선임을 자각하면서도 눈을 감아버렸다.
-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없다.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가 없다. 하지만 너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가능하다. 너를 증오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고 너의 회한과 공포에 함께 울어주는 것은 가능하다. 너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너를 동정할 수는 있다. 그렇다. 우리는 서로 보듬고 안아줄 수 있다. 인간은 서로 사랑할 수는 없지만 아끼고 감싸줄 수는 있다.
- 인간은 일해야 한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동에 뛰어들어야 한다. 노동은 인간에게 땀방울을 요구한다. 땀방울은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의 의미에 대해 눈을 뜨게 만든다.
- 성실함과 비슷한 처지로 인간에게 버림받은 또 다른 덕목은 감사다.
생각보다 삶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 할아버지는 열심히 조언을 해주신다. 노동, 자유, 감사, 정직, 성실 등 굉장히 많은 가치들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언젯적 사람인지 검색도 해보았다. 1788년 2월 22일에 태어났고 1860년 9월 21일 72세의 나이로 죽었다.
평생 철학자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동시대에 살았던 헤겔을 엄청 싫어했는데 생각보다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여튼 옛날 사람이 하는 말인데도 2024년도의 나조차도 공감할 만한 말들이 너무 많았다. (책 내용 중 육체는 죽었지만 작품으로 평생 살아간다?는 구절이 생각났다.)
마지막으로 내가 인생을 살면서 언젠간 삶의 가치로 두고있던 말이어서 공감됐던 부분과 알면서 실천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인간은 미래와 과거에 사는게 아니고 현재를 산다는 말과 사소한 일을 하더라도 내 마음과 의지마저 가난해선 안된다는 두 부분이다. 전자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라서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던 말이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고, 후자는 잊고있던 가치였는데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싶은 구절이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문장이 이해가 안되고 좀 어렵게 쓰여진 문장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그 땐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쇼펜하우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자기만의 말은 '그냥 그런 것이다.' 라는 문장이다. 인생은 내가 원하는대로 뜻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느정도 예상은 할 수 있겠지만 크게 기뻐해도 슬픈일이 닥쳐올 수 있고 슬퍼한 일이 생각보다 잘 풀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않고 그냥 이 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그냥 그런 것임을 마음에 안고 살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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