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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쇄-구병모 단편에블린's daily/나의 작은 도서관 2024. 10. 21. 23:48
책을 읽은지는 2주 정도 됐다. 이 책을 지은 작가의 파과라는 유명한 소설을 알고있었다. 친구말로는 '킬러할머니 소설'이라고 한마디로 요약을 해줬고 흥미롭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않았다. 파쇄를 고른 이유는 전자도서관의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파과의 이야기와는 별개의 후속작품인줄 알았다. 긴 소설이겠지 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훅훅 줄어드는 단편이었다.
내용은 단순하다. 본편인 파과에 나오는 주인공이 킬러로 살기 직전 그러니까 킬러로 데뷔하기 전 산에 들어가서 겪는 고된 훈련과 주인공의 심리표현을 담은 내용이다. 등장인물도 단순하다 단 두명. 훈련하는 자와 훈련시키는 자다. 그런데 이게 왜이렇게 몰입되고 흡입력이 있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을까. 스토리가 짧은 탓도 있는데 그 짧은 스토리를 재밌게 짜내는 것이 더 고난이도라고 생각한다. 심리묘사도 세밀하게 되어있고 주인공의 그 고된 훈련의 격한 고통이 느껴지는 곳곳의 문장들이 책의 내용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정말 앞 뒤 내용 없이 바로 산에들어가서 훈련을 하는 장면부터 나온다. 뜬금없는데다가 책 내용은 끝까지 훈련만 한다. 그 와중에 킬러지망생을 가르치는 스승은 매몰차고 냉정했다. 자다가도 공격을하고 방심하지말라며 항상 긴장하라고 얘기를 하며 주인공을 괴롭히며 성장시킨다.
정말 훈련만 하는데 이상하게 재밌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정말 재밌는데 '이 사람 날 죽이려고 한다'는 대사를 참 많이한다. 그 아슬아슬함이 너무 재밌었다. 또... 내가 진짜 쓰러지면 어쩌려고하지, 내가 죽으면 이 훈련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탈락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도 너무 좋았다. 넘어질때조차 맘대로 넘어지지못하고 배에 힘을 줘야하는 등 나조차도 같이 힘을주게되는 짜릿함도 있었다. 생각외로 이런 격한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두번째로 이 책에는 묘한 성적인 긴장감을 주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주인공이 마지막엔 자신의 감정을 은근하게 표현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분명 킬러 훈련 내용에 스승은 냉정하기까지 한데 말이다. 주인공 내적인 심리묘사와 주인공 바깥 환경의 스토리를 잘 짜낸 재미난 짧은 소설이였다. 심심하면 추천!
잘 읽히고 쉬운 소설이지만 그렇다고 사용하는 단어가 쉽진 않았다. 합쇼하다 라는 단어를 처음들어봤다...검색도 해보았다. 오늘도 나의 독서 기록 어플 북적북적에 한 권 추가해본다. 다음에 파과도 읽어야겠다. 나이든 여성의 킬러라니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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